산동의 음주문화 '비지니스편'

산둥(山東)성은 중국 내에서 술 문화가 오래되고 독특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산둥성 사람들은 상대와 술부터 한잔하고 비즈니스를 시작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업 얘기를 나누는 남방 사람들과는 아주 대조적인 기질이다. 산둥성 사람들이 술을 좋아하는 것은 천하에 잘 알려져 있다. 한 설문조사기관에서 전국적으로 술을 가장 많이 마실 것 같은 지역을 물은 조사에 따르면 산둥, 네이멍구(內蒙古), 헤이룽장(黑龍江), 허난(河南), 랴오닝(遼寧)이 상위에 올랐다.

남방 사람은 업무에 관련된 일을 할 때 절대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지만, 산둥 사람은 술을 마셔 가면서 얘기를 해야 함께 사업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둥성 선전 사람들은 커피숍에서 먼저 차를 마신 뒤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술은 마실수록 정신이 혼미해지지만, 차는 마실수록 정신이 맑아지기 때문. 이와는 정반대로 산둥성 사람은 일단 먼저 술을 한잔 마시고 서로 친분이 쌓인 뒤 일 얘기를 나누는 스타일이다.

산둥성 음주문화는 매우 독특해 술자리에서 함께 취한 적이 없는 사람은 진실한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산둥 사람은 한 번만 술을 마셔도 상대방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친구가 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도 바로 술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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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하면 무엇보다 ‘공자’를 빼놓을 수 없다. 공자는 비교적 주량이 센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절대 취하는 법은 없었다고 한다. 공자는 평소 제자들에게 술을 마시면 그 사람의 인품을 볼 수 있으며, 이성을 잃지 않고 술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공자는 길에서 산 술은 마시지 않았고, 시장에서 산 익힌 고기는 먹지 않았다고 한다. 일찍부터 식품 안전을 중시한 셈이다. 지금도 산둥 사람은 아무 술이나 마시지 않고 좋은 술만 마신다고 한다.

산둥성은 중국 음주문화의 발상지다. 공자의 고향이라서 그런지 산둥 사람들은 술자리 테이블에 앉는 풍습과 예절을 비롯해 술 마시는 법도가 복잡하다.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서 바로 입구 앞 자리에는 술자리를 마련한 주인이 앉는다. 테이블 위 컵에 있는 냅킨의 모양을 봐도 주인의 자리임을 알 수 있다. 주인 자리의 냅킨은 포개놓은 방법이 일반 자리와 다르다. 부채 모양, 꽃잎 모양으로 접어놓거나 날개를 펼친 봉황처럼 펴놓기도 한다. 주인 자리의 냅킨은 보통 원통 모양으로 접어서 컵 안에 꽂아두기도 한다. 술자리를 마련해 손님을 모시는 주인의 오른쪽에 주빈이 앉고, 왼쪽에 부빈이 앉는다. 주인의 테이블 정면 맞은편에는 부주인이 앉고, 그의 우측과 좌측에 제3, 4의 손님이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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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 사람은 술을 마실 때 본래 큰 사발을 좋아한다. 지금은 큰 그릇을 사용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작은 잔을 쓰지는 않는다. 언제 어떤 사람이 가장 먼저 유행시켰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한 잔에 3.3량(160g) 정도가 들어가는 유리잔이 표준이 됐다.

의외로 산둥 사람은 높은 알코올 도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보통 38도 백주와 맥주를 1:6 비율로 함께 마신다. 첫 잔은 ‘문전배(門前杯)’라고 해서 각자 ‘자신의 문 앞의 눈을 쓴다’는 의미로 반드시 마셔야 한다. 마시지 않으면 주인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만약 생선(물고기)의 볼살을 집어서 주면 받아먹는 사람은 두 잔을 마셔야 하는데, 이는 ‘체면을 봐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모든 일이 잘 풀리라’는 의미로 등지느러미를 집어 주면 그는 석 잔을 마셔야 하며, 꼬리를 집어 주면 중책을 맡았으니 귀를 기울이라는 의미로 두 잔을 마셔야 한다.

산둥의 술자리 음식에는 생선 요리가 많이 나오는데, 머리는 주빈이나 연장자를 향하도록 해야 한다. 물고기 눈을 집어서 누군가에게 주면 그 사람은 석 잔을 마셔야 한다. 이는 더 멀리 높게 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만약 그 사람이 술을 마시지 못하면 어두를 가리켜 젓가락과 반찬으로 물고기 눈을 가리고 같이 먹으면 된다. 혹은 누구나 먹어도 된다는 뜻으로 젓가락을 물고기 입에 쑤셔넣는다.

산둥성 명주로는 참깨 향기가 특징인 백주 이핀징이주(壹品景芝酒)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밖에 2000년 역사를 가진 쿵푸자주(孔府家酒), 중국 라오쯔하오의 대표 브랜드 바오투추안바이주(趵突泉白酒), 브랜드 가치가 60억위안을 넘는 구베이춘주(古貝春酒), 장강 이북의 향기가 담긴 백주 푸라이춘주(浮來春酒), 황허롱주(黃河龍酒) 등이 유명하다.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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